혹시 당신의 책장에도 '읽고 좌절한' 자기계발서가 있나요?
새로운 동기부여 영상을 보고, 베스트셀러 자기계발서를 읽으며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습니다. “이번엔 진짜 달라질 거야!” 하지만 며칠, 몇 주가 지나면 뜨거웠던 열정은 식어버리고, 우리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자신을 발견하며 자책합니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요? 의지가 부족해서일까요?
어쩌면 문제는 당신의 의지가 아니라, 지난 50년간 자기계발 시장을 지배해 온 ‘성공에 대한 잘못된 정의’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저 역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200년이 넘는 성공학 문헌을 파헤친 후에야 그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가 접해온 성공 관련 콘텐츠 대부분은 놀라울 정도로 피상적이었습니다. 그것들은 당장의 문제를 해결해 줄 것처럼 보이는 사회적 이미지 관리 기술, 빠른 해결책, 그리고 응급처치용 반창고와 아스피린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근본적인 만성 질환은 건드리지 못한 채, 문제가 계속해서 곪아 터지게 내버려 둘 뿐이었습니다.
성공의 두 얼굴: 성품 윤리 vs 성격 윤리
성공학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1차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성공에 대한 관점이 180도 뒤바뀌는 극적인 패턴이 드러납니다. 바로 ‘성품 윤리’의 시대에서 ‘성격 윤리’의 시대로의 전환입니다.
뿌리가 튼튼한 나무: 성품 윤리 (Character Ethic)
1900년대 초반까지, 약 150년간 성공의 기초는 ‘성품 윤리’였습니다. 이때의 성공은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품성에 기반을 두었습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가치들이죠.
- 성실 (Integrity)
- 겸손 (Humility)
- 용기 (Courage)
- 인내 (Patience)
- 정의 (Justice)
- 황금률 (The Golden Rule)
벤저민 프랭클린의 자서전은 이 시대의 정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그의 삶은 이러한 원칙과 습관들을 자신의 본성 깊숙한 곳에 통합하려는 한 인간의 끊임없는 노력이었습니다. 성품 윤리는 효과적인 삶에는 기본적인 원칙이 있으며, 이 원칙들을 배우고 내면화할 때만이 진정한 성공과 지속적인 행복을 경험할 수 있다고 가르쳤습니다.
화려하지만 뿌리 없는 꽃: 성격 윤리 (Personality Ethic)
하지만 1차 세계대전 직후, 성공의 정의는 내면의 성품에서 외면의 ‘성격’으로 옮겨갔습니다. 성공은 더 이상 ‘어떤 사람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보이는가’의 문제가 되었습니다. 대중적 이미지, 긍정적인 태도, 사람들을 내 편으로 만드는 기술과 스킬이 성공의 핵심으로 떠올랐습니다.
성격 윤리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나타났습니다.
- 인간관계 및 처세술: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사는 법, 상대의 취미에 거짓 관심을 보여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법, 위압적인 인상을 주는 법 등 때로는 조작적이고 기만적인 기술들.
- 긍정적 정신 태도(PMA): “당신의 태도가 당신의 고도를 결정한다”, “웃으면 친구가 생긴다” 와 같이 영감을 주는 격언들.
물론 이러한 기술들이나 긍정적인 태도가 때로는 필요하고 유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들은 본질이 아닌 부차적인 것들입니다. 마치 나무의 뿌리는 잊은 채 열매만 탐하는 것과 같습니다.
왜 당신의 모든 노력이 ‘조작’으로 느껴졌을까?
우리가 겪는 문제의 근원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내면의 ‘성품’이라는 뿌리는 그대로 둔 채, 겉으로 드러나는 ‘성격’이라는 기술만으로 관계와 성공의 열매를 얻으려고 했습니다.
성품이 무너지면, 모든 기술은 무너집니다.
만약 제 성품 자체가 이중적이고 불성실하다면 어떻게 될까요? 제가 아무리 최신 인간관계 기술을 사용하고, 긍정적인 말을 쏟아내도, 장기적으로는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저의 이중성은 상대방에게 불신을 낳을 것이고, 제가 하는 모든 행동과 말은 결국 교묘한 ‘조작’으로 인식될 뿐입니다. 아무리 좋은 의도와 화려한 기술을 사용하더라도, 신뢰가 없으면 지속적인 성공을 위한 기반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결국, 모든 기술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은 오직 기본적인 선함, 즉 성품뿐입니다.
기술에만 집중하는 것은, 마치 시험을 벼락치기로 통과하려는 것과 같습니다. 당장은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을지 몰라도, 매일 꾸준히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진정한 학문의 경지에 오르거나 교양 있는 지성을 개발할 수는 없습니다. 농부가 봄에 씨 뿌리는 것을 잊고 여름 내내 놀다가 가을에 벼락치기로 수확할 수 없듯이 말입니다.
빙산의 일각을 넘어 심연으로
우리가 흔히 보는 성공한 사람들의 모습, 즉 그들의 재능, 화술, 인맥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그것은 눈에 보이는 ‘부차적 위대함’입니다. 하지만 그들을 진정으로 지탱하는 것은 수면 아래에 감춰진 거대한 빙산의 본체, 즉 ‘일차적 위대함’인 성품입니다.
이 내면의 성품이 부족하다면, 언젠가는 삶의 도전 앞에서 그들의 진짜 동기가 드러나고, 단기적인 성공은 장기적인 관계의 실패로 대체될 것입니다.
진정한 자기계발을 위한 첫걸음
만약 당신이 자기계발의 함정에서 벗어나 진정한 변화를 원한다면, 이제는 밖으로 향했던 시선을 안으로 돌려야 합니다.
- ‘성격’이 아닌 ‘성품’에 집중하세요: 어떻게 보일까를 고민하기 전에,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먼저 성찰하세요. 성실, 겸손, 용기와 같은 가치를 삶의 중심에 두세요.
- ‘기술’이 아닌 ‘원칙’을 따르세요: 단기적인 효과를 노리는 기술보다,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삶의 보편적인 원칙(수확의 법칙 등)을 신뢰하세요. -
- ‘벼락치기’가 아닌 ‘농사’를 지으세요: 성공은 단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매일 성실하게 성품의 씨앗을 심고 가꾸어 나가는 과정임을 기억하세요.
에머슨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가 너무나 큰 소리로 내 귀에 외치기 때문에, 나는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들을 수가 없다.” 결국 가장 설득력 있게 말하는 것은 우리의 기술이 아닌, 우리의 존재 그 자체입니다. 이제, 반짝이는 기술의 유혹에서 벗어나 당신의 내면에 있는 거대한 빙산을 발견할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