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가 목숨보다 소중할 때: 10대 챌린지 영상의 섬뜩한 심리학
한 10대 소년이 기절할 때까지 숨을 참습니다. ‘블랙아웃 챌린지’입니다. 또 다른 아이는 방향제 스프레이를 흡입합니다. ‘더스팅 챌린지’입니다. 이들의 영상은 수백만 개의 ‘좋아요’를 받지만, 안타깝게도 어떤 아이들은 다시 깨어나지 못합니다(동아일보, 2025).
이 끔찍한 뉴스들을 접할 때마다 우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그리고 묻게 되죠. “도대체 왜, 우리의 아이들은 이토록 위험한 놀이에 목숨을 거는 걸까?” 단순히 ‘요즘 애들이 철이 없어서’라고 치부하기엔, 이 현상은 너무나도 집요하고 전 세계적으로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 기이하고도 비극적인 현상의 이면에는, 우리가 반드시 이해해야 할 10대 챌린지 영상 심리의 복잡한 방정식이 숨어있습니다. 이것은 몇몇 아이들의 문제가 아닌, 특정 시기의 뇌 발달과 소셜 미디어라는 강력한 환경이 만나 만들어낸, 어쩌면 예견된 비극에 가깝습니다. 오늘, 우리는 비난의 시선을 거두고 그들의 머릿속으로 들어가 보려 합니다.
1. '요즘 애들은 문제'라는 위험한 착각
가장 먼저 우리는 ‘요즘 10대들은 유별나다’는 안일한 생각부터 버려야 합니다. 챌린지의 형태가 달라졌을 뿐, 스릴과 위험을 추구하는 청소년기의 특성은 인류 역사 내내 존재해왔습니다. 지금의 현상은 아이들이 특별히 더 무모해진 것이 아니라, 그들의 무모함이 올라탈 ‘무대’가 너무나도 강력해졌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위험한 장난이 동네 친구 몇 명만이 아는 ‘그들만의 리그’였다면, 지금의 챌린지는 수백만, 수천만 명의 익명 관중이 지켜보는 ‘글로벌 스타디움’에서 펼쳐집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10대 챌린지 영상 심리를 푸는 첫 번째 열쇠입니다.
2. 브레이크 없는 스포츠카: 10대 뇌의 비밀
청소년기는 뇌가 ‘공사 중’인 시기입니다. 특히 뇌의 두 영역은 서로 다른 속도로 발달하며 아슬아슬한 불균형을 만들어냅니다. 바로 ‘보상 시스템’과 ‘자기 통제 시스템’이죠.
청소년의 뇌에서는 쾌감과 보상을 느끼게 하는 ‘도파민’ 시스템이 인생의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합니다. 새로운 경험, 짜릿한 스릴, 친구들의 인정은 성인보다 훨씬 더 강렬한 쾌감으로 다가옵니다. 마치 엔진 출력을 최대로 높인 스포츠카와 같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속도를 제어할 브레이크, 즉 이성적 판단과 충동 조절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아직 미성숙하다는 것입니다(참고: Steinberg, 2008, Dual Systems Model).
결국 10대의 뇌는 ‘가속 페달은 민감하고 브레이크는 헐거운 스포츠카’와 같은 상태가 됩니다. 위험의 결과(‘다칠 수 있다’)를 이성적으로는 알면서도, 눈앞의 짜릿한 보상(‘재밌겠다!’, ‘친구가 인정해주겠지!’)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든 구조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3. '관중'이 있을 때 더 과감해진다: 또래 압박과 소셜 미디어
이 브레이크 없는 질주에 기름을 붓는 것이 바로 ‘또래 집단’과 ‘소셜 미디어’입니다. 여러 fMRI 연구에 따르면, 10대들은 혼자 있을 때보다 친구들이 지켜볼 때 위험을 감수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아집니다. 뇌의 보상 센터가 ‘관중’의 존재만으로도 더 강하게 활성화되기 때문입니다.
소셜 미디어는 이 효과를 극대화합니다. ‘좋아요’, 댓글, 조회수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뇌에 직접적인 쾌감을 주는 ‘디지털 마약’과도 같습니다. ‘인싸’가 되고 싶다는 욕구, 또래 집단으로부터 인정받고 소외되지 않으려는 강렬한 열망은 아이들을 더 자극적이고 위험한 챌린지로 내몹니다(참고: 매일신문, 2023.04.27. '나를 더 인정해줘 틱톡에 빠진 10대들')
. 이것이 바로 10대 챌린지 영상 심리의 가장 비극적인 측면입니다.
4. 부모와 사회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 위험한 질주를 멈추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10대의 뇌를 바꿀 수는 없지만, 그들이 달리는 도로의 환경은 바꿀 수 있습니다.
- 무조건적인 금지보다 ‘솔직한 대화’: "틱톡 하지 마!"라는 말은 아이의 마음을 닫게 할 뿐입니다. 대신 “이런 챌린지가 왜 재미있어 보여?”, “만약 이런 영상을 보면 어떤 기분이 들어?”와 같이 솔직한 대화를 통해 아이의 세상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위험성에 대해 설명하되, 아이의 욕구 자체를 비난해서는 안 됩니다.
-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미디어가 어떻게 우리의 감정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지 가르쳐야 합니다. '좋아요' 수 뒤에 숨겨진 알고리즘의 원리를 이해하고, 온라인 콘텐츠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최고의 백신입니다.
-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 요구: 궁극적으로는 유해한 챌린지 영상이 퍼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플랫폼 기업의 더 강력한 기술적, 정책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부모와 사회는 이들에게 지속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요구해야 합니다.
10대들의 위험한 챌린지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 아니라, '이해해야만 하는 신호'입니다. 그들의 서툰 질주를 무조건 막기보다, 안전한 트랙을 만들어주고 브레이크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현명한 어른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
Q1. 우리 아이는 코믹 댄스 챌린지만 하는데, 그래도 걱정해야 할까요?
A1. 모든 챌린지가 위험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챌린지’라는 형식 자체에 익숙해지는 것입니다. harmless한 챌린지를 통해 '좋아요'와 같은 보상을 경험한 뇌는, 더 강한 자극과 보상을 위해 점차 위험한 챌린지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가 어떤 종류의 챌린지를 하는지 관심을 갖고 대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2. 특히 어떤 아이들이 위험한 챌린지에 더 취약한가요?
A2. 자존감이 낮거나, 또래 집단에서의 소속감이 매우 중요하거나, 충동성이 높은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더 취약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일반적인 경향일 뿐, 모든 10대는 뇌 발달 특성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아이의 성향을 파악하되, 예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Q3. 위험한 챌린지에 참여하는 아이를 발견했을 때 어떻게 훈육해야 하나요?
A3. 가장 먼저 감정적으로 화를 내거나 비난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이는 아이를 더 숨게 만듭니다. 먼저 아이의 안전을 확인하고, 차분한 상태에서 행동의 위험성을 객관적으로 설명해주어야 합니다.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아이의 입장에서 들어주고, 그 욕구를 건강하게 해소할 다른 방법을 함께 찾아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