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스티브 잡스는 죽음이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품'이라 말했습니다
혹시 "언젠가 해야지"라며 미뤄둔 꿈이 있나요? 남들의 시선이 두려워, 실패가 무서워 망설이고 있는 일은 없으신가요? 저 역시 그랬습니다. 중요하지 않은 일들에 시간을 쏟고, 정작 마음이 원하는 일 앞에서는 늘 다음을 기약했죠. '안정'이라는 이름 아래, 수많은 가능성을 외면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다 문득, 스티브 잡스가 스탠퍼드 대학 졸업식에서 했던 연설이 떠올랐습니다. 그는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스스로에게 물었다고 합니다.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지금 하려는 일을 할 것인가?"
그는 '곧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인생의 중요한 선택을 내리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된 도구라고 말했습니다. 외부의 기대, 자부심, 실패에 대한 두려움 같은 거의 모든 것들이 죽음 앞에서는 모래성처럼 사라지고, 오직 진정으로 중요한 것만 남기 때문이라고요.
처음에는 섬뜩하게 들릴 수 있는 이 말이, 사실은 우리를 옭아매는 모든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롭게 하는 가장 강력한 열쇠였습니다. 바로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즉 '죽음을 기억하라'는 고대의 지혜 말입니다.
'메멘토 모리'는 우울한 주문이 아니라, 가장 강력한 동기부여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이야기하는 것을 피하고 외면합니다. 하지만 고대 스토아 철학자부터 중세 수도사들까지, 위대한 지성들은 오히려 죽음을 적극적으로 사유하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삶을 사는 비결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는 인생이 짧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대부분의 시간을 낭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일갈했습니다. 우리는 영원히 살 것처럼 행동하며 사소한 일에 분노하고, 중요하지 않은 일에 시간을 허비하죠. 하지만 죽음의 관점에서 현재를 바라볼 때, 우리는 비로소 시간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고 본질적인 일에 집중하게 됩니다.
중세 시대의 예술 작품에 해골이 자주 등장했던 것 역시 같은 맥락입니다. '죽음의 춤(Danse Macabre)'과 같은 예술은 왕이든 농부든 죽음 앞에서는 모두 평등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현세의 부와 권력의 덧없음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삶을 비관하라는 뜻이 아니라, 유한한 시간 속에서 무엇이 진정 가치 있는지를 생각하라는 강력한 메시지였습니다.
죽음에 대한 생각, 왜 우리를 더 나은 삶으로 이끄는가?
현대 심리학은 이러한 현상을 '공포 관리 이론(Terror Management Theory)'으로 설명합니다. 인간은 죽음에 대한 근본적인 공포를 가지고 있으며, 이 공포를 관리하기 위해 문화적 가치를 만들고 자존감을 높이려 노력한다는 것이죠. 역설적으로, 죽음을 의식하는 행위 자체가 우리에게 삶의 의미와 목적을 추구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 됩니다.
일상에서 '죽음을 기억하는' 3가지 방법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 강력한 도구를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을까요? 거창한 철학적 사유가 아니더라도, 삶의 태도를 바꾸는 몇 가지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1. 아침 질문: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면?"
스티브 잡스처럼 매일 아침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세요. 꼭 "예"라는 대답이 나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니오"라는 대답이 여러 날 이어진다면, 그것이 바로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가장 정직한 신호입니다. 이 질문은 나의 하루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점검하게 하는 강력한 나침반이 되어줍니다.
2. '고마움'으로 관점 바꾸기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들을 당연하게 여깁니다. 하지만 언젠가 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 건강하게 숨 쉬고 있는 이 순간, 마실 수 있는 따뜻한 커피 한 잔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됩니다. 죽음의 유한성은 현재의 모든 것을 감사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렌즈입니다.
3. '하지 않을 일' 목록 만들기
우리는 '해야 할 일(To-do List)'에 익숙하지만, '하지 않을 일(Not-to-do List)'은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나의 에너지를 뺏어가는 무의미한 논쟁, 불필요한 걱정, 의미 없는 인터넷 서핑 등. "내 인생에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면, 이런 일에 시간을 쓰는 것이 과연 가치 있는가?"라고 자문해보세요. 불필요한 것들을 걷어낼 때, 비로소 중요한 것을 할 시간과 에너지가 생깁니다.
죽음은 삶의 끝이 아니라, 삶을 완성시키는 마침표입니다
'메멘토 모리'는 우리를 두렵게 하는 저주가 아닙니다. 오히려 매 순간을 마지막처럼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표현하며,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향해 용감하게 나아가도록 등을 떠밀어주는 축복에 가깝습니다.
죽음을 기억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삶을 가장 강렬하게 사랑하는 방법입니다. 유한하기에 모든 순간은 기적이고, 끝이 있기에 우리의 삶은 비로소 의미를 가집니다. 당신은 한정된 시간 속에서 무엇으로 당신의 삶을 채우시겠습니까?
자주 묻는 질문(FAQ)
- 죽음을 생각하면 너무 우울하고 불안해져요.
-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처음에는 '죽음'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시간의 유한성'에 초점을 맞춰보세요.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 오늘 하루를 어떻게 더 의미 있게 보낼까?" 와 같이 긍정적인 질문으로 바꾸어 접근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메멘토 모리'를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아이템이 있을까요?
- 스토아 철학자들은 책상 위에 해골 모형을 두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대적으로는 스마트폰 배경화면에 'Memento Mori' 문구를 설정하거나, 매일 사용하는 다이어리 첫 장에 적어두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중요한 것은 형태가 아니라, 매일 그 의미를 상기하는 것입니다.
- 이런 생각이 너무 허무주의로 빠지게 하지는 않을까요?
-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허무주의는 삶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여기는 것이지만, '메멘토 모리'는 시간이 유한하기에 '더욱 의미 있게 살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사소한 것들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나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가치(사랑, 성장, 기여 등)에 집중하게 하므로, 삶을 더욱 긍정하고 사랑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