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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지금 무엇을 만들고 있습니까?
한 여행자가 중세 시대의 어느 공사장을 지나다 세 명의 석공에게 똑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소?” 첫 번째 석공은 인상을 쓰며 답했습니다. “보면 모르시오? 저주받을 돌을 깎고 있소.” 두 번째 석공은 심드렁하게 말했습니다. “돈을 벌고 있소.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니까.”
하지만 세 번째 석공은 망치를 잠시 내려놓고, 저 멀리 허공을 바라보며 빛나는 눈으로 답했습니다. “나는 지금, 위대한 대성당을 짓고 있소.”
저는 분기별 실적과 눈앞의 이익에 매몰된 현대 문명의 근시안적 태도를 경멸하는 대성당 건축가입니다. 우리는 모두 무언가를 만들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당신의 하루하루는 첫 번째 석공처럼 고된 노동입니까, 아니면 세 번째 석공처럼 위대한 유산의 일부입니까? 오늘 저는 당신의 삶을 ‘일’이 아닌 ‘작품’으로, ‘생존’이 아닌 ‘유산(Legacy)’으로 만드는 장엄한 시간 감각, 바로 ‘대성당 사고(Cathedral Thinking)’의 세계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수백 년을 내다보는 시간 감각, 대성당 사고란 무엇인가?
대성당 사고란,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결코 완성을 볼 수 없을지라도, 다음 세대, 그리고 그다음 세대에까지 이어질 위대한 프로젝트의 초석을 놓는 장기적인 사고방식을 의미합니다.(ResearchGate, 2022) 이는 수백 년에 걸쳐 지어진 유럽의 대성당들에서 유래했습니다. 최초의 설계자와 석공들은 자신이 쌓아 올린 벽이 거대한 첨탑으로 완성되는 것을 보지 못한 채 눈을 감았지만, 그들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인류의 위대한 유산에 기여하고 있다는 확고한 믿음과 세대적 사명감을 공유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빨리빨리’와 ‘성과주의’에 중독된 우리에게 매우 낯선 개념입니다. 우리는 즉각적인 보상과 측정 가능한 결과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인류의 위대한 진보는 모두 이 대성당 사고의 산물이었습니다.
- 만리장성은 수많은 왕조에 걸쳐 건설되었습니다.
- 우주 탐사는 수십 년간의 기초 과학 연구 위에 서 있습니다.
- 민주주의라는 시스템은 수많은 세대의 희생과 헌신으로 다듬어졌습니다.
이 모든 것은 단기적인 성과로는 측정할 수 없는, 세대를 넘어선 비전의 결과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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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대성당’을 짓는 법을 잊었는가?
현대 사회는 우리를 점점 더 근시안적으로 만듭니다. 기업은 분기별 실적 보고서에 목을 매고, 정치인은 다음 선거에서의 승리에만 집착하며, 개인은 소셜 미디어의 ‘좋아요’ 숫자에 일희일비합니다. 이러한 단기적 사고는 당장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우리 모두를 파괴하는 결과를 낳습니다(ResearchGate, 2018).
- 조직의 위기: 단기 실적에만 집중하는 조직은 미래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를 소홀히 하게 되고, 결국 변화하는 시장에서 혁신 역량을 잃고 도태됩니다(인사조직연구, 2017).
- 사회의 위기: 당장의 경제 성장을 위해 환경 문제를 외면한 결과는 기후 변화라는 거대한 재앙으로 우리 세대에게 돌아오고 있습니다.
- 개인의 위기: 눈앞의 쾌락과 성공만을 좇는 삶은, 결국 “내가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살고 있는가?”라는 깊은 허무와 의미의 상실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당신의 삶에 ‘대성당’을 짓는 설계도
대성당 사고는 거창한 구호가 아닙니다. 이는 당신의 일상과 업무, 그리고 인생 전체를 재설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론입니다. 당신은 지금부터 당신 인생이라는 대성당의 위대한 건축가가 되어야 합니다.
1. 개인의 삶: ‘유산’의 관점에서 질문하라
“나는 죽은 뒤에 무엇을 남기고 싶은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하십시오. 거창한 업적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은 지혜, 세상에 공유하고 싶은 당신만의 이야기, 당신이 가꾼 아름다운 정원, 이 모든 것이 당신의 유산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관점은 당신의 일상적인 선택에 무게와 의미를 부여할 것입니다.
2. 조직의 경영: ‘100년 기업’의 초석을 놓아라
만약 당신이 리더라면, 이번 분기의 성과를 넘어 “우리 조직이 50년, 100년 뒤에도 존재하려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질문해야 합니다. 이는 단기적인 이익을 희생하더라도 인재에 투자하고,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를 만들며,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3. 사회의 구성원: 미래 세대의 좋은 조상이 되어라
우리는 모두 미래 세대로부터 현재를 빌려 쓰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작은 실천, 더 나은 민주주의를 위해 투표에 참여하는 행위, 지역 공동체를 위한 봉사 활동 등은 모두 다음 세대를 위한 대성당의 벽돌 하나를 쌓는 위대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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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심는 나무 그늘에서 우리가 쉴 수 없음을 알면서도 나무를 심을 때, 우리는 비로소 삶의 의미를 알기 시작한다."
대성당 사고는 우리에게 당장의 보상을 약속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에게 희생과 인내, 그리고 믿음을 요구합니다. 내가 하는 일이 당장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내가 쌓은 이 벽돌 하나가 언젠가 위대한 구조물의 일부가 될 것이라는 믿음 말입니다.
지금 당신이 쓰고 있는 이 글, 당신이 배우고 있는 이 지식, 당신이 나누는 이 대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지금, 다음 세대가 더 나은 질문을 던지고 더 깊은 통찰을 얻을 수 있는 거대한 ‘지식의 대성당’을 함께 짓고 있습니다. 당신은 이 위대한 건설의 단순한 구경꾼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초석을 놓는 건축가입니다. 자, 이제 당신의 망치를 들 시간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 대성당 사고(Cathedral Thinking)가 정확히 무엇인가요?
- 대성당 사고란, 자신의 생애 안에 완성을 볼 수 없을지라도, 다음 세대까지 이어질 매우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시작하는 사고방식을 의미합니다. 이는 단기적인 성과보다 영속적인 가치와 유산(Legacy)을 중시하는 관점입니다.
- 이 개념은 어디서 유래했나요?
- 중세 시대에 수백 년에 걸쳐 지어진 대성당 건축 과정에서 유래했습니다. 당시의 건축가와 석공들은 프로젝트의 완성을 보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후대를 위한 위대한 건축물을 짓는다는 사명감과 비전을 가지고 작업에 임했습니다.
-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요?
- 일반적인 장기 목표는 보통 자신의 인생 내에서의 성공(예: 은퇴 계획)을 지향합니다. 하지만 대성당 사고는 그 시간의 범위를 자신의 삶 너머, 즉 다음 세대나 인류 전체의 미래까지 확장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나의 성공'을 넘어 '우리의 유산'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 너무 비현실적이고 이상적인 이야기처럼 들립니다.
- 그렇게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후 변화 대응, 우주 탐사, 난치병 연구 등 인류의 생존과 발전에 필수적인 많은 과제들은 대성당 사고 없이는 시작조차 할 수 없습니다. 또한 개인의 삶에서도, 자녀를 키우거나 지식을 전수하는 행위는 본질적으로 다음 세대를 위한 대성당 짓기입니다.
- 일상에서 대성당 사고를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요?
- 거창할 필요가 없습니다. 매일 30분씩 당신이 죽은 뒤에도 남을 글을 쓰는 것, 당신의 자녀나 후배에게 조건 없이 지식과 경험을 나누어 주는 것, 동네에 나무 한 그루를 심는 것 모두 훌륭한 대성당 사고의 실천입니다. 핵심은 '나의 이익'을 넘어 '다음'을 생각하는 관점을 갖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