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직원이 아니라 '결재 단계'를 줄여야 생존합니다

AI 시대, 많은 기업이 인원 감축을 고민하지만 진짜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조직의 속도를 갉아먹는 불필요한 '단계'를 AI로 어떻게 파괴하고, 소수 정예의 민첩한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생존 전략을 확인하세요.

간단한 보고서 하나, 결재 도장 몇 개를 거쳐야 최종 승인이 나나요?

아마 많은 직장인들이 고개를 끄덕일 겁니다. 대리님이 만든 보고서를 차장님이 다듬고, 부장님이 검토하고, 상무님께 보고되기까지. 정작 일하는 시간보다 '결재를 위한' 시간이 더 걸리는 듯한 기분. "다음 주 금요일까지 드리겠습니다"라는 말이 상징하는, 우리 조직에 만연한 거대한 관성과 무거움을 느껴본 적 있으실 겁니다.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많은 리더들이 '인원 감축'을 통한 비용 절감을 고민합니다. 하지만 이는 문제의 본질을 완전히 잘못 짚은 것입니다. 진짜 위기는 사람이 많은 것이 아니라, 조직의 속도를 갉아먹는 불필요한 '단계'가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이제 조직의 생존은 '얼마나 무거운가'가 아닌 '얼마나 가벼운가'에 의해 결정될 것입니다.

왜 '사람'이 아닌 '단계'를 줄여야 하는가

전통적인 조직은 거대한 피라미드와 같습니다. 상무, 부장, 차장, 대리로 이어지는 층층의 구조는 안정성을 주었지만, 동시에 엄청난 비효율을 낳았습니다. 각 단계를 거칠 때마다 정보는 왜곡되고, 시간은 지연되며, 그 과정에서 엄청난 '소통 비용(Communication Cost)'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AI는 이 모든 중간 단계를 파괴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AI가 초안을 작성하고, 데이터를 검증하며, 심지어 보고까지 하는 시대가 온다면, 중간에서 단순히 내용을 전달하고 취합하던 관리자의 역할은 어떻게 될까요? 조직의 효율화는 더 이상 사람을 줄이는 문제가 아니라, 불필요한 의사결정 단계를 과감히 축소하는 것이 핵심이 됩니다.

경량 조직의 핵심: 속도와 효율성

결국 AI 시대의 조직은 '규모'가 아닌 '단계'를 줄여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단순히 인건비를 아끼는 차원을 넘어,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적인 생존 전략입니다. 맥킨지의 연구에 따르면, 성공적인 디지털 및 AI 전환을 이룬 기업들은 비즈니스, 기술, 운영을 긴밀하게 통합하여 수백 개의 팀이 매일같이 디지털 혁신을 이룰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습니다(McKinsey, 2023). 이는 조직의 구조 자체가 '경량화'되어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AI를 통해 복잡한 보고 단계를 건너뛰고 업무 효율을 높이는 모습.
AI는 조직의 불필요한 단계를 제거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입니다. AI를 통해 복잡한 보고 단계를 건너뛰고 업무 효율을 높이는 모습.

AI는 어떻게 조직의 단계를 파괴하는가

그렇다면 AI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조직을 가볍게 만들까요? 과거에는 사람이 해야만 했던 수많은 업무가 AI로 대체되거나 '증강'되기 시작했습니다.

  1. 자동화된 정보 처리: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 분석, 요약하는 일은 이제 AI가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합니다. 이는 수많은 중간 보고와 정보 취합 단계를 생략하게 만듭니다.
  2. 지능형 의사결정 지원: AI는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최적의 선택지를 추천해 줍니다. 이로 인해 리더들은 더 이상 실무자에게 세세한 지시를 내릴 필요 없이, 더 빠르고 정확한 전략적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3. 초개인화된 업무 환경: AI는 각 개인의 역량과 업무 스타일에 맞는 최적의 도구와 정보를 제공합니다. 모든 직원에게 획일적인 교육을 제공하고 관리하던 과거의 방식은 사라지고, 각자가 AI라는 '개인 비서'와 함께 일하는 '1인 기업'의 집합체로 조직이 변모할 수 있습니다.

주의: 이것은 '사람이 필요 없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오해해서는 안 됩니다. AI가 단계를 축소한다는 것이 곧 사람의 역할이 사라진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오히려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업무에서 해방된 인간은 더 본질적이고 창의적인 역할에 집중하게 됩니다. 맥킨지는 생성형 AI가 지식 노동자의 업무 활동을 크게 변화시킬 것이지만, 이것이 곧바로 대규모 실업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합니다(McKinsey, 2023). AI를 능숙하게 다루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의 역할을 대체하게 될 뿐입니다.

이제 조직 내 개인의 가치는 'AI를 활용해 얼마나 많은 단계를 뛰어넘고, 얼마나 창의적인 가치를 창출하는가'로 평가받게 될 것입니다.

결론: 가벼운 조직만이 살아남는다

지금 우리 조직은 어떻습니까? 여전히 불필요한 보고와 회의, 수많은 결재 단계에 묶여 속도를 잃어가고 있지는 않나요? 조직의 생존을 위해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누구를 줄일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단계를 없앨 것인가?'입니다.

AI라는 거대한 파도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이 파도를 이용해 더 가볍고 빠른 조직으로 거듭나는 기업만이 미래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우리 팀의 업무 프로세스를 펼쳐놓고, AI를 통해 없앨 수 있는 단계를 하나씩 지워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경량문명 시대에 조직과 개인이 함께 생존하는 유일한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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