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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앞으로 뭐가 되고 싶으세요?"
어린 시절부터 우리는 이 질문을 수없이 듣고 자랍니다. "의사요", "과학자요", "대통령이요". 우리는 '직업'이나 '사회적 지위'를 대답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배웠습니다. 저 역시 다르지 않았습니다. 좋은 대학에 가고, 안정적인 직장에 들어가고, 더 높은 직책에 오르는 것이 제 삶의 목표였습니다. 목표를 향해 정신없이 달리며 많은 것을 성취했지만, 문득 공허한 질문이 제 마음을 맴돌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이게 전부인가?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살고 있는가?"
성공이라는 산의 정상에 올랐다고 생각했지만, 그곳에는 제가 기대했던 충만한 행복 대신 차가운 바람만 불고 있었습니다. 저는 목표는 있었지만, '목적'은 없었던 것입니다.
이 근원적인 질문에 대해, 지금으로부터 약 2,300년 전의 한 위대한 철학자가 깊은 통찰을 던집니다. 바로 아리스토텔레스입니다. 그는 모든 존재에는 고유한 '목적', 즉 '텔로스(Telos)'가 있다고 말합니다. 오늘은 이 고대의 지혜를 통해, 단순한 목표 설정을 넘어 당신의 존재 이유, 즉 '소명(Calling)'을 발견하는 심오하고도 실용적인 여정을 함께 떠나보려 합니다.
모든 존재는 '목적'을 향해 움직인다: 텔로스의 세계
아리스토텔레스에게 '텔로스'는 모든 것의 존재 이유이자, 그것이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한 가장 완전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도토리의 텔로스는 거대한 참나무가 되는 것이고, 칼의 텔로스는 날카롭게 무언가를 자르는 것입니다. 도토리가 아무리 많아도 참나무가 되지 못하면 그 목적을 다하지 못한 것이고, 칼이 아무리 화려해도 무디면 칼로서의 존재 이유를 잃는 것이죠.
그렇다면 인간의 텔로스는 무엇일까요? 아리스토텔레스는 그것이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기능, 즉 '이성을 덕(virtue)에 따라 탁월하게 발휘하는 삶'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이 상태를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라고 불렀는데, 이는 단순히 '행복(happiness)'이라고 번역되기에는 너무나 얕은 개념입니다. 에우다이모니아는 자신의 잠재력을 만개시키며 살아가는 '충만하고 번성하는 삶' 그 자체를 의미합니다(Aristotle, c. 350 BCE).
즉, 당신의 삶의 목적은 단순히 돈을 많이 벌거나 유명해지는 것이 아니라, 당신만이 가진 고유한 재능과 이성을 탁월하게 발휘하여 '최고 버전의 당신'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의 갈림길에서
하지만 우리는 어떻게 '최고 버전의 나'를 알 수 있을까요? 작가이자 예술가인 엘르 루나는 이 질문에 대해, 우리 삶이 '해야 하는 일(Should)'과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Must)'의 갈림길에 놓여있다고 말합니다. '해야 하는 일'은 타인의 기대와 사회적 압박에서 비롯된 것이고,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은 바로 당신의 영혼이 갈망하는 것, 즉 당신의 텔로스이자 소명입니다.
이 소명을 발견하는 과정은 외부에서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퀘이커 사상가 파커 파머는 그의 책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Let Your Life Speak)'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내 삶에게 무엇을 하고 싶은지 말하기 전에, 나는 내 삶이 나에게 내가 누구인지를 말하는 소리에 귀 기울여야만 한다."
– Parker J. Palmer
당신의 소명은 '무엇이 될 것인가'라는 질문이 아니라, '나는 본래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 속에 숨어있습니다.
당신의 '이키가이(生き甲斐)'를 찾는 4가지 질문
일본 오키나와 사람들이 세계 최장수 지역으로 꼽히는 비결 중 하나로 '이키가이', 즉 '아침에 눈을 뜨게 하는 이유'가 꼽힙니다. 이는 텔로스와 소명을 찾는 매우 실용적인 프레임워크를 제공합니다. 당신의 이키가이는 아래 네 가지 질문의 교집합에 있습니다(World Economic Forum, 2017).
영역 |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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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사랑하는 것은? (Passion) |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할 수 있는 일, 보상이 없어도 기꺼이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
당신이 잘하는 것은? (Profession) | 다른 사람들보다 비교적 쉽게 해내는 일, 남들이 당신에게 자주 칭찬하거나 부탁하는 재능은 무엇인가? |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은? (Mission) | 당신이 해결하고 싶은 사회 문제, 돕고 싶은 사람들, 세상에 기여하고 싶은 가치는 무엇인가? |
당신이 보상받는 것은? (Vocation) | 당신의 재능과 노력을 통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
목적은 '발명'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
정신과 의사 빅터 프랭클은 "인간은 삶의 의미를 묻는 존재가 아니라, 오히려 삶으로부터 질문을 받는 존재"라고 말했습니다. 삶의 목적은 어느 날 갑자기 머릿속에서 '짠'하고 발명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당신의 과거 경험, 상처, 기쁨, 그리고 당신을 둘러싼 세상의 필요에 끊임없이 응답하며 평생에 걸쳐 '발견'해 나가는 것입니다.
저는 오랫동안 제 삶의 목적이 '글을 쓰는 작가'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키가이의 네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저의 진짜 텔로스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텔로스는 '작가가 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복잡하고 어려운 지혜를,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고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명료하게 번역하여, 그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하도록 돕는 것'이었습니다. 글쓰기는 그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도구일 뿐이었죠.
이 깨달음은 제 삶의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더 이상 막연한 성공을 좇지 않게 되었고, 제가 하는 모든 일에 깊은 의미와 기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당신은 어떤 질문을 받고 있습니까? 당신의 삶은 당신에게 누구라고 말하고 있나요? 오늘, 잠시 멈춰 당신의 텔로스를 향한 위대한 탐구를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 길의 끝에서, 당신은 진짜 당신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