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ng)
만약 당신 눈앞의 연못에서 아이가 빠져 죽어가고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아마 당신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연못에 뛰어들 것입니다. 값비싼 옷이 더러워지거나, 중요한 약속에 늦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겠죠. 한 아이의 생명을 구하는 것과 비교할 수 있는 것은 없으니까요. 철학자 피터 싱어는 이 질문을 던지며, 우리에게 또 다른 질문을 남깁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단 몇천 원만 기부하면 살릴 수 있는, 지구 반대편에서 기아와 질병으로 죽어가는 아이들은 왜 외면하는가?”(Singer, P.)
저는 가슴이 아닌 머리로 세상을 구하는 데이터 기반의 박애주의자입니다. 그리고 오늘, 당신의 ‘선한 의도’가 때로는 최악의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조금은 불편하지만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진실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바로 ‘효과적 이타주의(Effective Altruism)’의 냉정한 계산법입니다.
이제, 당신의 ‘착한 마음’을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전략’으로 바꾸는 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1. 당신의 기부는 ‘자기만족’인가, ‘실질적 구원’인가?
우리는 종종 눈물샘을 자극하는 감동적인 사연이나, 귀여운 동물의 사진을 보고 기부를 결심합니다. 물론,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마음은 그 자체로 숭고합니다. 하지만 효과적 이타주의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냉철한 질문을 던집니다. “그래서, 나의 이 돈이 실제로 얼마나 큰 변화를 만들어내는가?”
효과적 이타주의 운동의 선구자 윌리엄 맥어스킬은, 선행의 ‘임팩트’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수백, 수천 배까지 차이 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의 유명한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미국에서 맹인 안내견 한 마리를 훈련시키고 지원하는 데 드는 비용은 약 5만 달러입니다. 하지만 이 돈이면, 개발도상국에서 ‘트라코마’라는 질병으로 인해 실명 위기에 처한 사람을 무려 2,000명이나 치료할 수 있습니다.
– 윌리엄 맥어스킬, ‘Doing Good Better’에서
두 선택 모두 선한 의도에서 비롯되었지만, 그 ‘결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릅니다. 효과적 이타주의는, 나의 기부를 ‘감정적 만족’을 위한 소비가 아니라, 세상에 가장 큰 긍정적 수익률(ROI)을 내기 위한 ‘전략적 투자’로 바라보는 것입니다(MacAskill, W.).
.png)
2. GiveWell: ‘최고의 자선단체’를 찾아주는 당신의 펀드매니저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수익률’이 가장 높은 기부처를 찾을 수 있을까요? 다행히도, 우리를 대신해 이 지독하고 어려운 분석을 수행하는 기관이 있습니다. 바로 ‘기브웰(GiveWell)’입니다.
기브웰은 자선단체의 마케팅이나 감동적인 이야기가 아닌, 오직 엄격한 데이터와 증거에만 기반하여 “1달러당 가장 많은 생명을 구하거나, 가장 많은 고통을 줄여주는” 최고의 자선단체들을 분석하고 추천합니다. 그들은 수천 개의 논문을 검토하고, 현장 조사를 나가며, 마치 월스트리트의 펀드매니저처럼 가장 비용 효과적인 ‘투자처’를 찾아냅니다.
2025년, GiveWell이 추천하는 최고의 투자처는 어디일까?
기브웰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인류가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들은 놀랍도록 단순합니다.
- 말라리아 예방 모기장 지원: 단돈 5달러짜리 살충 처리된 모기장 하나가, 한 가족을 몇 년 동안 말라리아로부터 보호하여, 아이들의 사망률을 극적으로 낮춥니다.
- 비타민 A 보충제 지원: 1년에 단 1.25달러만으로, 개발도상국 아동에게 필수적인 비타민 A를 제공하여, 실명과 사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 아동 기본 백신 접종 지원: 적은 비용으로 홍역과 같은 치명적인 질병으로부터 아이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png)
3. 당신의 선행을 다시 생각하라
효과적 이타주의는 당신의 따뜻한 마음을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숭고한 마음이 가장 위대한 결과를 낳을 수 있도록, ‘이성’이라는 가장 강력한 도구를 장착시켜주는 것입니다(Effective Altruism). 옆집 아이의 고통에 공감하듯, 보이지 않는 곳에서 죽어가는 수많은 아이들의 고통에도 공감의 범위를 넓히는 것입니다.
우리가 1년에 커피나 외식에 사용하는 돈의 일부만이라도, 가장 효과적인 곳에 기부한다면, 우리는 우리 자신도 상상하지 못했던 수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더 이상 단순한 '기부'가 아닙니다. 이것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이고 위대한 '윤리'입니다.
.png)
이제, 당신의 차례입니다
당신의 지갑 속에 있는 만 원 한 장. 그 돈으로 당신은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맛있는 점심 한 끼를 사 먹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하지만 그 돈이, 지구 반대편의 아이 두 명을 1년 내내 말라리아로부터 지켜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상, 우리는 이전과 똑같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세상을 바꾸는 것은 거창한 영웅이 아닙니다. 자신의 한정된 자원을, 가장 이성적인 방법으로, 가장 큰 선을 위해 기꺼이 내어놓는 당신과 같은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오늘, 당신의 가슴이 아닌 머리로, 세상을 구하는 가장 위대한 첫걸음을 내디뎌 보지 않으시겠습니까?
.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