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팔로워 수는 그대로인데, 어쩐지 내 콘텐츠를 보는 사람은 점점 줄어드는 것 같다는 불안감을 느껴본 적 없으신가요? 수많은 ‘좋아요’에도 불구하고 정작 내 비즈니스는 전혀 성장하지 않는 것 같은 공허함은요?
만약 그렇다면, 당신은 지금 거대한 착각 속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바로 ‘팔로워가 많으면 성공한다’는 낡은 믿음 말입니다.
팔로워 시대의 종말: “그 개념은 거의 의미를 잃었습니다”
최근 크리에이터 후원 플랫폼 ‘패트리온(Patreon)’의 CEO 잭 콘테는 충격적인 선언을 했습니다. 이제 ‘팔로워’라는 개념 자체가 거의 의미를 잃었으며, 우리는 ‘흥미 기반의 알고리즘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 소셜 미디어의 성공 공식은 단순했습니다. 더 많은 팔로워를 모으면, 내 콘텐츠를 보는 사람도 늘어나고, 자연스럽게 영향력과 수익이 따라왔죠.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 공식은 처참하게 깨지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 흐름을 ‘팔로워의 시대는 끝났다’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이 거대한 변화의 진원지는 바로 ‘틱톡’이었습니다. 틱톡은 내가 누구를 팔로우했는지와 상관없이, 오직 나의 ‘관심사’를 기반으로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영상(포유 피드)을 끝없이 보여주는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이 방식이 폭발적인 성공을 거두자, 유튜브는 ‘쇼츠’를, 인스타그램은 ‘릴스’를 내놓으며 모두가 틱톡의 공식을 따라가기 시작했습니다.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내가 ‘소유한 팬’에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이 잠시 ‘빌려준 유저’에게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콘텐츠 중 하나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당신은 팬이 아니라 플랫폼의 ‘세입자’입니다
이 새로운 현실은 크리에이터에게 혹독한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이 수년간 쌓아 올린 수만, 수백만 명의 팔로워는 정말 ‘당신의 것’이 맞을까요?
안타깝게도 대답은 ‘아니오’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내가 쌓은 팔로워 수와 무관하게, 내 콘텐츠를 보는 비율은 고작 1%에서 5% 수준에 불과하다는 데이터는 이제 흔한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팔로워가 100만 명이어도, 내 콘텐츠는 고작 1만 명에게도 닿지 못할 수 있다는 뜻이죠.
결국 우리는 깨닫게 됩니다. 이건 내 오디언스가 아니었구나, 그저 플랫폼의 유저였을 뿐이구나. 우리는 플랫폼이라는 거대한 건물에 월세를 내고 사는 ‘세입자’에 불과했습니다. 건물주인 플랫폼이 알고리즘을 바꾸거나 정책을 변경하면, 우리는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고 쫓겨날 수도 있는 불안정한 존재인 셈입니다(Harvard Business Review, 2023).
이것이 바로 '팔로워의 함정(The Follower Fallacy)'입니다.
숫자는 거대해 보이지만 실체는 텅 비어있는,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모래성과 같습니다. 우리는 이 함정에서 벗어나야만 합니다.
이제, 당신의 ‘진짜 팬’과 직접 연결될 시간
그렇다면 이 알고리즘의 파도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요? 해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더 이상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고, 나의 가치를 알아보는 소수의 ‘진짜 팬’을 찾아 직접 연결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플랫폼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발견’의 장소로만 활용하세요. 그곳에서 유입된 관심을 당신만이 통제할 수 있는 공간(뉴스레터, 멤버십, 개인 웹사이트 등)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그곳에서 당신만의 방식으로 꾸준히 가치를 전달하며 신뢰를 쌓고, 단순한 오디언스를 열성적인 ‘커뮤니티’로 바꿔야 합니다.
물론 이 길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크리에이터는 이제 단순한 창작자를 넘어, 자신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사업가’가 되어야 합니다. 매출 구조, 고객 관계, 마케팅 전략까지 고민해야 하는 복잡한 길이죠.
하지만 기억해야 합니다. 내가 이 일을 정말 좋아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그렇다’라면, 당신은 버틸 수 있습니다. 진심이 담긴 콘텐츠는 느릴 수는 있어도, 반드시 누군가에게 닿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형성된 깊은 관계만이 변덕스러운 알고리즘도 흔들 수 없는 당신의 가장 강력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이제 ‘몇 명에게 보여졌는가’가 아닌, ‘누구와 깊이 연결되었는가’를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때입니다. 당신의 ‘진짜 팬’은 어디에 있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