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의 첫 장, 당신은 무엇을 기대했나요?
로마 황제가 쓴 불멸의 고전, 『명상록』. 당신이 이 책의 첫 페이지를 넘길 때, 무엇을 기대했나요? 아마도 '세상을 다스리는 법'에 대한 거창한 서론이나, '인생의 의미'에 대한 심오한 철학적 논증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를 맞이하는 것은, 다소 뜻밖의 내용입니다.
"나의 할아버지 베루스에게서는, 고결한 품성과 자기 절제를 배웠다."
"나의 어머니에게서는, 신에 대한 경외와 관대함, 그리고 나쁜 행동은 물론 나쁜 생각조차 품지 않는 마음을 배웠다."
"나의 첫 스승에게서는,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지 않고 내 일에만 집중하는 태도를 배웠다."
『명상록』의 첫 장, '빚과 가르침(Debts and Lessons)'은 이처럼 그가 만났던 사람들과 그들에게서 배운 덕목을 나열하는, 다소 건조해 보이는 '감사 목록'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왜 이 위대한 책은 이토록 평범한(?) 이야기로 시작하는 걸까요?
여기에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우리에게 전하고 싶었던, 그리고 그 자신이 평생에 걸쳐 실천했던 '성장의 가장 위대한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위대한 영혼은 '모자이크'처럼 만들어진다
마르쿠스에게 『명상록』 1권은 단순한 회고록이 아니었습니다. 이것은 자기 자신이 어떤 '재료'들로 만들어졌는지를 확인하는 '영혼의 설계도'이자, 앞으로 어떤 '덕목'을 더 채워 넣어야 할지를 보여주는 '성장의 쇼핑 리스트'였습니다.
이 목록을 통해 그는 우리에게 중요한 통찰을 던집니다.
위대한 인격은 한 명의 완벽한 스승에게서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가장 빛나는 장점들을 모아 만든 '모자이크'와 같다는 것.
그는 완벽한 롤모델을 찾아 헤매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는 자신의 주변 모든 사람들을 '살아있는 교과서'로 삼았습니다. 할아버지에게서는 '품위'라는 보석을, 어머니에게서는 '관대함'이라는 보석을, 심지어 이름 모를 첫 스승에게서는 '집중'이라는 보석을 발견하고 수집했습니다. 그는 평생에 걸쳐 만난 모든 사람에게서 가장 빛나는 덕목의 조각들을 훔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라는 단 하나의 위대한 모자이크 작품을 완성해 나간 것입니다.
당신의 삶을 바꾸는 '감사의 기술'
이것은 단순히 '감사하며 살자'는 막연한 교훈이 아닙니다. 이것은 우리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매우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기술'입니다. 대부분의 우리는 타인을 볼 때, 그들의 단점과 결점을 먼저 보는 데 익숙합니다. 비판은 쉽고, 우리의 에고를 만족시켜주기 때문이죠.
하지만 마르쿠스는 정반대의 렌즈로 세상을 보았습니다. 그는 모든 사람에게서 배울 점, 즉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덕목의 조각'을 찾아내는 데 비상한 재능을 가졌습니다. 그에게 모든 만남은 자신의 영혼을 더 풍요롭게 할 재료를 수집하는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덕목의 수집가'가 되는 법
- 관점을 바꿔라: 오늘 만나는 모든 사람을 '평가'의 대상이 아닌 '학습'의 대상으로 바라보세요. 당신이 싫어하는 직장 상사에게서조차 '저 상황에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는 점'이나 '자신의 목표를 향해 무섭게 돌진하는 추진력'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 구체적으로 정의하라: 막연히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대신, 그 사람의 어떤 '구체적인 행동'이나 '태도'가 당신에게 좋은 느낌을 주는지 정의해보세요. "그는 다른 사람의 말을 끝까지 들어준다", "그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다" 와 같이 말입니다.
- 의식적으로 훔쳐라: 당신이 발견한 그 '덕목'을 당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하세요. 다음 회의에서는 다른 사람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겠다고 다짐하고, 힘든 일이 있을 때 가벼운 농담을 던져보는 겁니다.
이것이 바로 마르쿠스가 평생에 걸쳐 실천했던 '성장의 연금술'입니다.
가장 위대한 자기 수양은 당신 곁에 있다
『명상록』의 첫 장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당신의 삶을 만들어준 스승들에게 어떤 빚을 졌는가? 당신은 지금, 당신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무엇을 배우고 있는가?
진정한 성장은 멀리 있는 위대한 스승이나 신비로운 깨달음에 있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매일 마주치는 나의 가족, 친구, 동료, 심지어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빛나는 덕목의 조각을 발견하고, 그것을 감사한 마음으로 주워 담아 나의 일부로 만드는 꾸준한 노력 속에 있을 것입니다.
오늘, 당신의 눈에 들어온 '덕목의 조각'은 무엇이었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