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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아니에요. 별말씀을요."
누군가 진심 어린 칭찬을 건넸을 때, 혹시 당신도 이렇게 손사래부터 치지 않으시나요? 잘 차려입은 옷을 보고 "오늘 멋진데요?"라는 말에 "아유, 그냥 막 입고 나왔어요"라고 답하고, 밤새 준비한 발표에 대한 찬사에 "아직 부족한데요"라며 몸을 낮추는 모습. 우리에게 '겸손'은 미덕이라고 배워왔으니까요.
하지만 언젠가부터 세상은 변했습니다. "자기를 PR해야 살아남는다", "겸손하면 너만 손해다"라는 말이 더 설득력 있게 들립니다. 도대체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겸손의 진짜 의미를 오해하고 있다면, 우리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에 최악의 선택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당신의 겸손이 '죄'가 되는 순간
상상해 보세요. 당신이 탄 비행기가 거센 난기류를 만났고, 옆자리의 승객이 갑자기 숨을 쉬지 못하고 쓰러졌습니다. 승무원이 다급하게 "혹시 의사 선생님 계십니까!"라고 외칩니다. 마침 당신은 실력 있는 의사입니다. 이때 당신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잘못된 겸손의 치명적인 결과
"아... 제가 의사이긴 한데, 제 의술은 정말 별거 아닙니다. 저보다 더 훌륭한 분이 계실 겁니다"라며 나서지 않는다면, 그것을 과연 겸손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그것은 겸손이 아니라 무책임이며, 어쩌면 한 사람의 생명을 외면하는 '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진정한 겸손에 대한 거대한 오해를 발견하게 됩니다. 겸손은 내 능력을 무조건 낮추고 숨기는 소극적인 태도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습니다.
진정한 겸손: 나를 '드러내는' 가장 강력한 힘
진정한 겸손이란, 내가 가진 가치를 가장 필요한 순간에, 가장 효과적으로 세상에 드러내는 힘입니다. 그것은 '나'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를 드러내는 데 방해가 되는 불필요한 것들을 덜어내는 적극적인 과정입니다.
비행기의 의사에게 필요했던 것은 자신의 실력을 뽐내려는 자만심이나 '내가 이 사람을 구할 수 있을까?'라는 이기적인 두려움이 아니었습니다. 오직 환자를 살리겠다는 순수한 목적을 위해 자신의 능력을 온전히 드러내는 용기, 그것이 바로 진정한 겸손의 모습입니다. 겸손은 이처럼 나의 이기심, 자만심, 자랑하고 싶은 마음을 진정시켜, 가장 순수한 형태의 '나'를 드러내게 하는 내면의 강력한 힘입니다.
칭찬이라는 달콤한 '초콜릿'을 대하는 법
그렇다면 일상에서 우리는 이 힘을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요? 특히 우리를 가장 혼란스럽게 만드는 '칭찬' 앞에서 말입니다.
저는 칭찬을 '다이어트 중인 사람에게 건네는 초콜릿'에 비유하고 싶습니다. 칭찬은 달콤하고 기분 좋지만, 자꾸 받아먹다 보면 나도 모르게 '타인의 인정'이라는 단맛에 중독됩니다. 결국 내가 세운 건강한 식단(나만의 가치관)을 망가뜨리고, 외부의 평가에만 의존하는 버릇 나쁜 인성을 갖게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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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초콜릿을 건네는 사람의 성의를 무시할 수는 없겠죠.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 감사하게 받기: "아니에요"라고 부정하는 대신,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칭찬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 지혜롭게 나누기: 만약 그 성과가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면, "저 혼자 한 게 아니라, 동료들이 많이 도와주셨습니다"라고 말하며 그 공을 나누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방법은 나를 비하하지 않으면서도, 칭찬이라는 달콤함에 취해 오만해지지 않도록 나를 지켜주는 가장 효과적인 '겸손의 기술'입니다.
더 이상 나를 드러내는 법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겸손은 당신의 빛을 감추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가장 진실한 빛을 세상에 비추는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불필요한 먼지를 털어내고, 당신 본연의 가치를 떳떳하게 드러내십시오. 세상은 당신의 진짜 모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