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버리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
혹시 당신도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없으신가요? 끝없는 업무와 스트레스, 복잡한 인간관계에 지쳐 모든 것을 뒤로하고 조용한 시골이나, 탁 트인 해변, 고요한 산속으로 숨어버리고 싶은 마음. 우리 모두는 마음속에 '어딘가 다른 곳'에 있을 평화로운 안식처를 꿈꿉니다.
그런데 2000년 전, 우리보다 훨씬 더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 살았던 로마의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이러한 우리의 갈망을 향해 단호하게 말합니다. "그것은 어리석은 생각이다."라고 말이죠.
왜일까요? 그는 우리가 애써 외면하고 있는 한 가지 진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평온은 장소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는 우리에게 돈도, 시간도 필요 없는, 세상에서 가장 완벽하고 안전한 피난처를 소개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피난처, '당신의 영혼'
마르쿠스는 『명상록』에서 단호하게 선언합니다.
"너는 언제든 네가 원할 때 너 자신 속으로 피신할 수 있다. 사람이 갈 수 있는 곳 중에 자기 자신의 영혼보다 더 평화롭고, 더 방해받지 않는 곳은 없다."
우리는 평화를 얻기 위해 외부의 '장소'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진짜 문제는 외부에 있지 않습니다. 시끄러운 사무실, 막히는 도로, 무례한 사람들... 이 모든 것은 그저 '사건'일 뿐입니다. 우리를 정말로 괴롭히는 것은 그 사건들이 아니라, 그 사건들을 '나쁘다', '짜증 난다', '견딜 수 없다'고 판단하는 우리 자신의 '생각'입니다.
따라서, 아무리 조용한 곳으로 떠나도 내 머릿속이 시끄럽다면 우리는 결코 평화를 얻을 수 없습니다. 반대로, 가장 시끄러운 곳에 있더라도 내 마음이 고요하다면, 우리는 이미 완벽한 피난처 안에 있는 것입니다.
모든 혼란은 '내 안'에서 시작된다
이것이 바로 스토아 철학의 핵심적인 통찰입니다. 마르쿠스는 말합니다.
- 외부의 사물은 영혼에 직접 닿을 수 없다. 그것들은 그저 문밖에 미동도 없이 서 있을 뿐이다.
- 우리를 괴롭히는 혼란은 오직 내면에서, 즉 우리 자신의 '인식(perception)'에서만 비롯된다.
즉, 상사의 잔소리라는 '사건'은 내 영혼을 직접 공격할 수 없습니다. 내가 그 잔소리를 '나에 대한 인격 모독'이라고 '인식'하고 '판단'하는 순간, 비로소 고통이 시작되는 것이죠. 결국, 모든 혼란의 근원은 바로 나 자신이었던 것입니다.
'내면으로 피신하는' 구체적인 방법
그렇다면 '내 영혼 속으로 피신한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것일까요? 마르쿠스는 거창한 명상이나 깨달음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는 놀랍도록 간단한 방법을 제시합니다.
"한순간의 회상만으로 완전한 평온에 이를 수 있다."
이것은 일종의 '패턴 끊기' 훈련입니다. 스트레스와 부정적인 생각의 소용돌이에 휩쓸리고 있다고 느껴지는 바로 그 순간, 잠시 모든 것을 멈추고 당신의 주의를 내면으로 돌리는 것입니다.
- 멈추기: 지금 하던 일을 멈추고, 눈을 감거나 시선을 한 곳에 고정하세요.
- 자각하기: "아, 내가 지금 화가 났구나", "내가 불안해하고 있구나" 라고 당신의 감정 상태를 제3자처럼 관찰하고 이름 붙여주세요. 판단하지 말고, 그저 알아차리기만 하세요.
- 회상하기: 당신을 평온하게 만드는 핵심적인 진리나 원칙을 떠올리세요. 마르쿠스가 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이것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이다", "이 또한 곧 지나가리라", "이 사건 자체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와 같은 진리들을 말이죠.
- 돌아오기: 짧은 재충전을 마치고, 다시 현실로 돌아와 눈앞의 과제를 마주하세요. 아마 당신은 이전보다 훨씬 더 차분하고 명료해진 정신으로 상황을 대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이 짧은 방문만으로도 우리는 감정의 폭풍을 잠재우고, 다시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마르쿠스가 말한 '스스로를 새롭게 하는' 방법입니다.
더 이상 떠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물론,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의 휴식은 훌륭한 재충전의 기회입니다. 하지만 그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믿는다면, 우리는 영원히 외부 조건의 노예로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진정한 자유는, 휴양지에 있을 때만 평화로운 것이 아니라, 가장 혼란스러운 일상의 한복판에서도 내 안의 평화를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에서 나옵니다. 당신의 영혼은 당신이 평생 소유할 수 있는, 그 누구도 빼앗아갈 수 없는 유일한 안식처입니다.
오늘, '떠나고 싶다'는 마음이 들 때, 아주 잠시만이라도 괜찮으니 당신의 내면으로 먼저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