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똑같은데 왜 어제는 천재, 오늘은 바보가 될까? (비교 지옥에서 탈출하는 법)

어제는 인정받는 전문가였지만 오늘 낯선 곳에 가니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껴보셨나요? 환경에 따라 내 가치가 널뛰는 비교 지옥의 본질과 그곳에서 탈출해 나만의 자존감을 지키는 근본적인 방법을 구체적인 경험을 통해 알려드립니다.

어제는 천재, 오늘은 바보가 된 기분

혹시 이런 경험 없으신가요? 이 부서에서는 누구보다 유능한 에이스였는데, 다른 팀으로 옮기자마자 어리바리한 신입사원이 된 것 같은 기분. 친구들 사이에서는 분위기 메이커였는데, 낯선 모임에만 가면 말 한마디 못 하는 사람처럼 느껴지는 순간 말입니다.

저는 영국으로 유학을 갔을 때 제 인생 가장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한국에서는 꽤 '잘한다'는 말을 듣고 자랐습니다. 영어도 나름 한국 사람치고는 잘하는 편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영국에 도착한 순간, 저는 그곳에서 영어를 가장 못 하는 사람이자, 전 세계에서 모인 친구들 사이에서 공부도 가장 뒤처지는 '최하위' 그룹에 속해 있었습니다.

분명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똑같은 사람인데, 단지 내가 서 있는 곳이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저의 가치는 하늘과 땅을 오갔습니다. 한국이라는 연못에서는 꽤 큰 물고기였을지 몰라도, 영국이라는 대양에 나오니 이름 없는 작은 물고기 한 마리에 불과했죠.

그때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왜 이렇게 끊임없이 비교하는 습관에 목숨을 걸고 있을까요? 그 기준이라는 게 얼마나 우연하고 덧없는 것인지 알면서도 말입니다.

우리는 왜 멈출 수 없을까: 비교의 본질

사실 남과 비교하는 이유는 지극히 인간적인 본능에 가깝습니다. 호랑이가 숲속을 거닐며 "내가 저 사자보다 사냥을 잘할까?" 고민하지 않지만, 인간은 다릅니다. 우리는 '나'라는 자의식을 가진 동시에, 무리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려는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내 가치를 증명할 절대적인 자가 없는 우리는, 옆 사람이라는 '상대적인 자'를 통해 나의 가치를 가늠할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바로 여기서 시작됩니다.

나의 가치는 그대로인데, 세상의 자가 바뀐다

나라는 존재는 그대로인데, 비교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내 가치가 멋대로 평가됩니다. 나보다 연봉이 낮은 사람들 사이에 있을 땐 우쭐해지고, 나보다 훨씬 부유한 사람들 옆에 서면 한없이 초라해집니다. 이처럼 나의 행복과 불행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변 환경에 따라 결정되는 '비교의 굴레'에 갇히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의 나무 블록을 디지털 캘리퍼, 오래된 자, 줄자 등 다양한 도구로 측정하는 모습.
측정 대상은 그대로지만, 어떤 자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값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하나의 나무 블록을 디지털 캘리퍼, 오래된 자, 줄자 등 다양한 도구로 측정하는 모습.

비교의 굴레에서 나를 지키는 단 하나의 방법

그렇다면 이 지긋지긋한 비교의 굴레에서 벗어나 온전한 자존감 비교 우위를 점할 방법은 없을까요? 비교를 아예 안 할 수는 없습니다. 비교는 때로 성장의 동력이 되기도 하니까요. 핵심은 비교의 '대상'과 '기준'을 외부에서 내부로 가져오는 것입니다.

어제의 나보다 오늘 조금 더 나아졌는가? 1년 전의 나보다 지금 이만큼 성장했는가? 이처럼 비교의 기준을 '과거의 나'로 삼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주변의 평가에 휘둘리지 않게 됩니다.

나만의 자(Yardstick)를 만드는 시간

결국 비교의 함정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나만의 가치, 나만의 기준을 세우는 것입니다. 세상이 정해놓은 성공의 기준이 아닌, '나에게 있어 가치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를 스스로에게 묻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 기준이 세워지면, 더 이상 남들이 어디를 향해 달려가는지에 불안해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들은 그들의 목적지를 향해, 나는 나의 목적지를 향해 묵묵히 나아갈 뿐입니다. 때로는 그 길이 외로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억하세요. 당신의 가치는 옆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변하는 상대적인 것이 아니라, 당신 그 자체로 완전한 절대적인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바다를 항해하는 고유한 배와 같습니다. 옆 배의 속도에 불안해하며 내 배의 방향을 잃어버리지는 않으셨나요? 잠시 멈춰서서, 당신의 항해 지도를 다시 한번 들여다보는 건 어떨까요. 그 지도 안에, 세상의 어떤 파도에도 흔들리지 않을 당신만의 길이 분명히 그려져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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