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모르게 이기적이 된다? 돈이 우리를 바꾸는 무서운 실험 '돈 점화 효과'

단지 돈다발 이미지를 보는 것만으로 당신의 행동이 더 이기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심리학자 캐슬린 보스의 충격적인 실험들을 통해, 돈이 어떻게 우리의 무의식을 조종하여 타인과의 거리를 만들고 개인주의를 강화하는지 파헤칩니다.

혹시, 당신도 이런 경험 없으신가요?

큰돈이 오가는 계약을 막 끝냈거나, 월급 통장을 확인한 직후에 평소라면 기꺼이 들어줬을 동료의 사소한 부탁이 유독 귀찮게 느껴졌던 경험 말입니다. 우리는 보통 그것을 '피곤해서' 혹은 '내 일이 바빠서'라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그 이유는 훨씬 더 깊고 무의식적인 곳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심리학자 캐슬린 보스(Kathleen Vohs)가 진행한 일련의 놀라운 실험들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돈'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우리를 더 독립적이고, 더 이기적으로 만드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이것이 바로 '돈 점화 효과(Money Priming Effect)'입니다.

당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세 가지 실험

연구진은 아주 미묘한 방법으로 실험 참가자들의 무의식에 '돈'이라는 개념을 점화시켰습니다. 어떤 그룹에게는 돈과 관련된 단어로 문장을 만들게 했고, 다른 경우에는 그저 배경에 모노폴리 게임 돈을 쌓아두거나, 물에 떠다니는 달러 지폐가 나오는 컴퓨터 화면 보호기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실험 1: 불가능한 문제와 포기하지 않는 개인

  • 상황(Problem): 참가자들에게 아주 어려운, 거의 풀 수 없는 문제를 풀게 했습니다.
  • 행동(Action): 돈에 점화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거의 두 배나 더 오래,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끈기 있게 문제에 매달렸습니다.
  • 결과(Result): 이는 증가된 '자립심'의 명백한 증거였습니다.

실험 2: 바닥에 쏟아진 연필 더미

  • 상황(Problem): 한 실험자가 일부러 연필 한 묶음을 바닥에 와르르 쏟았습니다.
  • 행동(Action): 무의식적으로 돈을 생각하고 있던 참가자들은 다른 참가자들보다 훨씬 적은 수의 연필을 주워주었습니다.
  • 결과(Result): 그들은 타인을 돕는 데 더 인색해졌습니다.

실험 3: 점점 더 멀어지는 의자

  • 상황(Problem): 참가자들에게 잠시 후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눌 것이라 말하고, 의자 두 개를 배치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 행동(Action): 돈에 점화된 참가자들은 그렇지 않은 참가자들보다 두 의자 사이의 거리를 훨씬 더 멀리(평균 118cm vs 80cm) 떨어뜨려 놓았습니다.
  • 결과(Result): 그들은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타인과 거리를 두기를 선호하게 된 것입니다.

돈이 우리를 바꾸는 진짜 이유: 자급자족이라는 환상

이 모든 발견이 가리키는 하나의 공통된 주제는, '돈'이라는 개념이 '개인주의(individualism)'를 점화시킨다는 것입니다. 즉, 타인과 얽히거나, 타인에게 의존하거나, 타인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를 꺼리는 성향을 강화하는 것이죠.

돈은 우리를 악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존재 없이도 살 수 있다는 '자급자족의 환상'을 심어줌으로써 우리를 외롭게 만듭니다. 사회 계층이 높거나 돈에 점화된 사람일수록, 타인의 감정이나 상황적 맥락을 고려하기보다 자기중심적으로 세상을 해석하는 경향이 강해집니다(APA, 2012).

돈은 마치 시장 거래처럼, 도움이나 호의를 주고받는 공동체적 관계가 아닌, 명확한 대가를 지불하는 개인 간의 관계로 세상을 보게 만듭니다. '도움'이 필요 없어지자, '관계'의 필요성도 희미해지는 것입니다. 기념비적인 연구는 돈이라는 개념이 심리적으로 어떤 결과를 낳는지 명확히 보여줍니다(Science, 2006).


우리는 돈의 문화 속에 살고 있다

이 연구 결과가 더욱 심오한 이유는, 우리가 바로 돈에 대한 알림으로 가득 찬 문화 속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광고, 은행, 월급, 가격표 등 우리는 매일같이 돈의 존재를 상기하며 살아갑니다. 이런 환경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그리고 어쩌면 우리가 자랑스러워하지 않을 방식으로 우리의 행동과 태도를 빚어가고 있을지 모릅니다.

어떤 사회는 존중을, 어떤 사회는 신을, 또 어떤 독재 사회는 '위대한 지도자'의 거대한 이미지로 복종을 끊임없이 점화시킵니다. 우리가 이 보이지 않는 힘의 존재를 인식하는 것, 그것이 바로 변화의 시작입니다.

돈이 주는 자립심과 독립성은 분명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힘입니다. 하지만 그 힘이 우리를 타인으로부터 고립시키는 차가운 갑옷이 되지 않도록, 우리는 의식적으로 손을 내밀고, 도움을 청하고, 함께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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