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ng)
매달 꼬박꼬박 낸 보험료. 하지만 정작 가장 필요할 때, "고지의무 위반으로 계약을 해지합니다" 라는 통보를 받으셨다면?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일 겁니다. 과거에 가벼운 치료를 받았던 사실을 깜빡 잊고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지금 당장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질병에 대한 보장을 받을 수 없게 된 상황. 판사 시절부터 수많은 보험 분쟁을 지켜본 변호사로서, 이처럼 억울한 사례를 너무나도 많이 봐왔습니다.
하지만 포기하기는 이릅니다. 보험사가 '고지의무 위반'이라는 칼을 꺼내 들었을 때, 당신에게는 그 공격을 막아내고 정당한 보험금을 받아낼 수 있는, 법으로 보장된 가장 강력한 방패가 있습니다. 지금부터 그 방패의 정체와 사용법을 명확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고지의무'의 정확한 범위부터 아셔야 합니다
보험사는 당신이 과거에 겪은 모든 병력을 알아서 고지하기를 바라지만, 법이 정한 의무는 그 정도가 아닙니다. '고지의무'란, 보험 가입 시 청약서의 '질문표'에 있는 내용에 대해서만 사실대로 답할 의무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질문표가 '최근 3개월 이내에 의사로부터 진찰 또는 검사를 받은 사실'을 묻고 있다면, 1년 전의 진료 기록까지 자진해서 알릴 의무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질문표에 해당하는 내용을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알리지 않았다면, 보험사는 상법 제651조에 따라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보험사의 권리는 무한하지 않습니다.
보험사의 공격을 막는 최강의 방패: '인과관계 없음의 입증'
이것이 오늘 당신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가장 중요한 법률 원칙입니다. 설령 당신이 고지의무를 위반한 것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보험사는 그것을 이유로 '모든 보험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는 없습니다.
금융감독원과 법원은 명확하게 판시하고 있습니다. 고지를 위반한 과거의 병력과, 이번에 보험금을 청구하게 된 새로운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면, 보험사는 계약을 해지하더라도 보험금은 지급해야 합니다.
.png)
실제 사례로 이해하기
예를 들어, 당신이 5년 전 '허리디스크'로 치료받은 사실을 고지하지 않고 보험에 가입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리고 2년 뒤, 안타깝게도 '위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때 보험사는 '허리디스크 고지 의무 위반'을 이유로 계약 해지를 통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허리디스크'와 '위암' 사이에는 의학적인 인과관계가 전혀 없습니다. 따라서 보험사는 계약은 해지하더라도, '위암' 진단비는 반드시 당신에게 지급해야만 합니다.
변호사가 알려주는 '인과관계 없음' 입증 방법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인과관계가 없음'을 입증해야 할 책임이 안타깝게도 소비자인 당신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보험사는 어떻게든 두 질병을 엮으려 할 것입니다. 이때 당신이 준비해야 할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의사의 소견서'입니다.
지금 당신을 치료하고 있는 주치의에게 찾아가, "과거에 앓았던 A질병이, 현재 진단받은 B질병의 발병 원인이나 경과에 의학적으로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내용의 소견서를 받아 보험사에 제출하십시오. 이것이 보험사의 주장을 반박할 가장 객관적이고 강력한 증거입니다.
.png)
또 다른 방어 무기: '3년'이라는 시간의 방패
만약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렵더라도, 아직 포기하기는 이릅니다. 상법은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보험사의 권리에 '시간제한'을 두었습니다.
- 3년의 제척기간: 보험사는 당신이 보험 계약을 체결한 날로부터 3년이 지났다면, 설령 그 이후에 당신의 고지의무 위반 사실을 알게 되었더라도 이를 이유로 계약을 해지할 수 없습니다.
- 설계사의 과실: 만약 가입 당시 보험설계사가 "그 정도는 괜찮다", "알릴 필요 없다"며 고지를 방해했거나, 대신 작성하며 부실하게 기재한 사실이 입증된다면, 그 책임은 보험사에게 있으므로 계약 해지를 막을 수 있습니다.
부당한 해지 통보 앞에서, 당신의 권리를 주장하십시오
보험사의 '고지의무 위반' 주장은, 그들이 보험금 지급을 피하기 위해 사용하는 가장 오래되고 강력한 무기입니다. 하지만 이제 당신은 그 무기에 맞설 수 있는 더 강력한 법의 방패를 손에 넣었습니다.
보험사의 일방적인 통보에 절망하지 마십시오. 지금 바로 당신의 진료 기록과 보험 증권을 들고, '인과관계'와 '시간'이라는 두 개의 기준을 가지고 당신의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하십시오. 그리고 당신의 정당한 권리를 논리적인 근거와 함께 주장하십시오. 법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당신의 편에 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