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고 있나요?
보정 필터 없이는 올리기 힘든 SNS 사진, 한 치의 오차도 용납할 수 없는 업무 보고서, 잡티 하나 없는 매끈한 피부... 우리는 알게 모르게 '완벽함'이라는 보이지 않는 감옥에 갇혀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 완벽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내 모습과 내 삶의 '흠집'들을 보며 자책하고 불안해하죠.
만약 당신이 이런 완벽주의에 지쳐있다면, 2000년 전, 세상에서 가장 완벽해야만 했을 남자, 로마의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세요. 놀랍게도 그는, 우리가 그토록 숨기고 싶어 하는 '불완전함' 속에서 오히려 깊은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있었습니다.
황제의 시선: 터진 빵 조각과 썩기 직전의 올리브
마르쿠스는 『명상록』에서,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거나 '실패'라고 여길 법한 순간들에서 예상치 못한 매력을 찾아냅니다.
"오븐 속에서 갈라지며 터져 나온 빵의 모습, 그 갈라진 능선은 굽는 과정의 부산물일 뿐인데도 왠지 모르게 만족스럽고 우리의 식욕을 돋운다."
"잘 익은 무화과가 터지기 시작하는 모습."
"막 떨어지려는 찰나의 올리브, 그 스러져감의 그림자가 기묘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어떤가요? 반듯하게 잘 구워진 빵, 상처 없이 매끈한 무화과가 아닙니다. 그는 오히려 터지고, 갈라지고, 스러져가는 '과정' 속에서 예상치 못한 아름다움을 발견합니다. 그에게 이것들은 자연의 '실수'가 아니라, 자연스러움이 만들어내는 고유한 매력이었습니다. 그는 심지어 사자의 주름진 이마, 멧돼지 입가의 거품에서도 다른 이들이 보지 못하는 아름다움을 찾아냅니다.
동양의 지혜: 불완전함의 미학, '와비사비(Wabi-sabi)'
놀랍게도, 이 로마 황제의 통찰은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일본의 고대 미학, '와비사비(Wabi-sabi)'와 깊은 공명을 이룹니다.
와비사비(侘寂)란 무엇인가?
와비사비는 완벽하지 않고, 영원하지 않으며, 미완성인 것들의 아름다움을 받아들이는 일본의 세계관이자 미학입니다(Japan Objects). '와비(Wabi)'가 소박하고 단순함 속에서 찾는 내면의 풍요로움을 의미한다면, '사비(Sabi)'는 시간의 흐름과 낡아감에서 오는 고요한 아름다움을 뜻합니다(tsunagu Japan). 즉, 와비사비는 우리에게 삶의 모든 것이 변하고 유한하다는 진실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으라고 말합니다.
깨진 도자기를 버리는 대신, 그 틈을 옻칠과 금가루로 메워 오히려 그 '상처'를 가장 아름다운 무늬로 승화시키는 '킨츠기(Kintsugi)' 기법은 바로 이 와비사비 철학의 가장 완벽한 시각적 표현입니다.
'있는 그대로' 사랑하기 위한 두 가지 관점
마르쿠스의 스토아적 자연관과 일본의 와비사비 미학은 서로 다른 길을 걷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같은 산의 정상에서 만납니다. 바로 '인위적인 완벽함'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움'을 받아들이라는 가르침입니다.
- 마르쿠스의 시선: 모든 것은 거대한 자연(로고스)의 일부이며, 생성과 소멸은 그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따라서 터진 빵과 늙어가는 얼굴은 '결함'이 아니라, 자연의 법칙이 드러나는 아름다운 '현상'이다.
- 와비사비의 시선: 모든 사물과 존재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고유한 '역사'와 '이야기'를 갖게 된다. 따라서 흠집과 균열은 '손상'이 아니라, 그 존재만이 가진 대체 불가능한 '개성'이자 '아름다움'이다(LABOO Studio).
이 두 가지 관점을 빌려온다면, 우리는 우리 삶을 전혀 다른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당신의 '흠집'은 당신만의 '이야기'입니다
완벽주의는 우리에게 속삭입니다. "흠집을 가려라. 약점을 숨겨라. 늙어가는 모습을 부정하라." 하지만 마르쿠스와 와비사비의 지혜는 우리에게 말합니다. "당신의 흠집이야말로 당신이 살아왔다는 증거이며, 당신만이 가진 가장 아름다운 무늬"라고 말입니다.
얼굴의 주름은 당신이 웃고 울었던 시간의 기록이며, 실패의 상처는 당신이 용기 내어 도전했다는 훈장입니다. 완벽하게 매끈한 조약돌보다, 거친 풍파에 깎인 기암괴석이 더 깊은 울림을 주는 것처럼 말이죠.
오늘, 거울 앞에서 당신의 얼굴을, 당신의 삶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세요. 완벽하지 않기에 오히려 더 아름다운, 세상에 단 하나뿐인 그 '작품'을 말입니다.